나는 꿈을 자주, 잘 꾸는 편이다.
심지어 흔히들 '자각몽'이라는 불리우는 형태의 꿈도 자주 꾼다. 무서운 꿈을 꾸거나, 내가 통제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스토리가 전개 될 때, 순간적으로 '이거 꿈인데?' 라는 생각이 들면 그 순간부터 꿈은 자각몽이 되어 원하는 대로 스토리를 만들 수 있고, 어떤 행동이든 마음껏 할 수 있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꿈에 대해서만큼은 꽤나 능숙했지만, 나조차도 신기했던 꿈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아직까지 잊히지 않는 꿈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꿈에서 나는 일방통행만 가능한 좁은 골목에 서 있었다. 저 멀리서 거대한 토네이도가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고, 거리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반대 방향으로 전력 질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토네이도에 휩쓸려 삼켜지고 말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게임처럼 처음 위치로 리스폰되었고, 또 다시 토네이도를 피해 도망가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이렇게 리스폰이 세 번쯤 반복 되었을 때, 문득 '이거 꿈이잖아,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잖아!' 라는 자각이 시작 되었다.
꿈이라는 것을 자각 하는 순간 토네이도는 다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이 거리를 나갈 수 있는 코너가 있을 거야.' 라고 생각을 했고, 방금까지 안보였던 코너가 보였다. 나는 그 길로 몸을 틀어 간신히 토네이도에 삼켜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도망치는 사람들 속에서 벗어나, 이제는 상황을 지켜보는 위치에 서 있었다. 토네이도가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은 휩쓸려 사라졌고, 다시 리스폰되어 또 다시 도망쳤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다른 길을 찾지 못한 채 계속해서 같은 패턴을 반복했다.
'어차피 꿈 속의 사람들이잖아, 굳이 알려줄 필요가 있나?' 그렇게 나는 그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또 다시 토네이도가 거리를 휩쓸고 갈 때, 도망가던 사람들 중 한 명이 갑자기 나를 향해 무서운 표정으로 돌아보며 소리쳤다.
"왜 안 멈춰!!!!"
호통을 듣는 순간, 알 수 없는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마치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느낌.
나는 본능적으로 꿈에서 깨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자각몽 상태에서도 일부러 꿈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저 꿈속의 존재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누군가가 나에게 직접 말을 걸어오자, 순간적으로 너무 소름이 끼쳤다.
물론 그 꿈 속 인물의 외침은 결국 나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장면일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가끔 그 꿈을 떠올리며 묘한 감각에 사로잡히곤 한다.
정말 단순한 무의식의 작용이었을까, 아니면 꿈속의 진짜 외침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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